지난해 2월 보건복지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비해 비대면 진료와 원격 처방을 한시적으로 허용한 이래 약사회의 반발이 계속됐다. 최근에는 관련 단체가 사무실에 항의 방문하는 등 컴플레인 강도를 높이면서 업무 시스템이 마비될 정도다. 이러한 반발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변화에 대한 공포로 보인다. 그래서 정부의 한시적 허용 지침을 거부하는 동시에 대표 플랫폼인 닥터나우를 겨냥하는 거다. 하지만 닥터나우는 이미 공식적으로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등으로부터 “약 배달은 가능한 서비스”라고 최종 서면 의견을 받은 바 있고, 감염예방법 및 보건의료기본법 등 여러 법률적 근거에 기반해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비대면 진료 그리고 편리한 처방약 수령이 핵심인 서비스이다. 쉽게 말해, 집이나 회사에서 화상이나 전화로 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희망 주소지로 한 시간 이내에 약을 배달받을 수 있다. 물론 직접 수령도 가능하다. 주로 정기적으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해야 하는 만성·기저 질환 환자와 진료를 받기 위해 반차를 써야 하는 직장인, 궂은 날씨에도 아기를 데리고 먼 병원까지 이동해야 하는 부모님 등이 주요 타깃이다. 현재 한 달에 10만 명 넘는 환자들이 사용하고 있다.

약사 단체가 플랫폼 내 삭제를 요구한 약국 정보는 보건복지부가 원격 처방 업무가 가능하다고 공표한 약국 현황 정보로, 이는 공공 데이터다. 실제 약 배달 및 배송 인프라 협업은 오직 제휴 약국들과만 수행하고 있다. 즉, 닥터나우는 정부 지침에 따라 닥터나우 제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고객에 한해, 그 고객이 희망 약국에 처방 접수를 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지원한다. 약사 단체는 약국 정보에 대한 무단 도용과 불법이라고 주장하지만, 법률적 검토 등 모든 부분에서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 원격 진료와 약 배달 서비스가 늘어남에 따라 의료 정보는 갈수록 더 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비대면이라서 약물 오남용이 심화하는지 잘 따져봐야 한다. 핵심은 처방과 조제 단계에서 오남용이 발생하냐 아니냐의 문제다. 약 수령이 쉽고 빠르고 편리한 게 오남용의 원인이 아니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의료 관리 감독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있다. 의사와 약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함께 활용하는 ‘DUR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의사는 진료 시 환자의 기존 처방 이력과 병적 이력을 확인하고, 약사는 기존 처방 이력과 처방 횟수를 체크한다. 여기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접수 발생 시 의사와 약사에게 알림이 전송된다.

그렇다. 닥터나우는 기존 의료 시스템이 고스란히 적용된 범위 안에서 비대면 진료를 제공한다. 제휴 병원의 의사가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부문에 한해 진료하고 알맞게 처방한다. 이후 팩스를 통해 약국으로 처방전이 전송되면 처방 이력 확인 후 조제가 시작된다. 약국 재고 상황에 따라 조제가 취소되기도 하고, 또 동의와 확인 절차 후 대체 조제도 이루어진다. 만일 오남용이 발생한다면 이는 현행 의료 시스템에서 빚어지는 일부 결함 때문일 거다. 실제로 지난해 2월부터 실시된 비대면 진료 227만 건 중 발견된 약물 오남용은 0건이다. 비대면이라 오남용에 대한 안정성이 우려된다는 것은 막연한 불안함이다. 특히 닥터나우 서비스는 두 단계에 걸쳐 본인 인증을 완료한 환자만 사용 가능하고, 의사와 약사의 판단하에 모든 것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원칙이 “원격 진료는 의사의 판단, 약 배달은 약사의 판단”으로 동일하게 적용된다.

“약국 개설자 및 의약품 판매 업자는 그 약국 또는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한 약사법 50조 1항 때문이다. 해당 법률은 1963년에 생긴 조항으로 약 60년 전의 환경을 반영한다. 인터넷은커녕 전화기도 몇 대 없던 시절에 만든 법이 2021년도의 의료 산업에 계속 적용되는 거다. 이제 원격 진료를 어떻게 개선하고 대한민국 의료 실정에 맞게 커스텀해서 정착시킬지에 대해 양질의 논의를 해야 할 때다. 그래서 닥터나우는 비대면 진료 비즈니스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업체들과 정계, 학계, 의료계 전문가들을 모아 “원격진료산업협의회(가칭)”를 출범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착수했다.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대한의사협회 및 약사회 등과 원격 의료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꾸준히 개선, 보완해 나가는 카운터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

비대면 진료와 약 배달이 새로운 수익원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닥터나우 제휴 약국의 월 매출은 평균 300퍼센트 이상 늘었고, 특정 약국은 폐업 직전까지 내몰렸던 전과 비교해 월 매출 50배 신장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약사회 등 관련 단체가 실제 회원사들의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면 좋겠다. 최근에는 약사회와 동네 약국 약사의 입장이 서로 다르다는 것도 체감하고 있다. 약국은 코로나 시국에 디지털 채널을 통해 수익을 모색하고 싶은데, 특정 이해단체 구성원 혹은 단체의 수장으로부터 제휴 탈퇴 압력을 받거나, 플랫폼 활용 반대를 강요받으며 자율성을 박탈당하고 있다. 갈수록 약국들의 제휴 문의가 늘고 있는데, 이와 동시에 정보 보호에 대한 요청도 쇄도하는 상황이다.

당연하다. 현재 닥터나우 플랫폼의 고객은 크게 세 분류로 나뉜다. 병·의원 의사와 마을 약국 약사, 그리고 환자다. 이 고객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닥터나우의 존재 이유다. 닥터나우는 마을 병원과 마을 약국을 마을 주민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기 때문이다. 병원과 약국에는 디지털 수익 창구와 편의성 높은 인프라를 지원하면서, 환자에게는 더 많은 의료 정보를 알리는 것이다. 기존에 병원 대면 진료를 꺼리던 사람들이 비대면 진료실에 입장했고, 모바일 주치의를 만들었다. 또, 병원 앞 약국이 아닌 작은 상가 약국에도 병·의원의 처방전이 다수 접수되면서, 큰 약국만 가던 사람이 작은 마을 약국에서도 약을 처방받았다. 이러한 초연결을 바탕으로 나아가서는 비대면 진료와 비대면 복약 지도, 배달 인프라로 이어지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비단 닥터나우가 아니라 우리나라 원격 진료 자체가 사라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거다. 언제까지 틀어막기만 하는 건 능사가 아니다. 전 세계가 비대면 진료와 AI 처방 서비스를 누리는데 우리나라만 소외될 때, 그러다 의료비 지출이 가장 높은 나라가 됐을 때, 그때가 돼야 원격 의료를 할 수 있을까? 정보는 대칭에서 비대칭으로 흐르며 또 디지털로 연결되면서 더욱 투명하고 공평해진다. 이제 시대에 발맞춰 변화해야 할 때다. 보건복지부의 한시적 허용 지침 이후 1년이 조금 넘은 현재, 누적 비대면 진료 건수는 227만 건이 훌쩍 넘었고 국민들의 원격 진료 찬성 비율은 88퍼센트에 달한다. 지금이야말로 의료 산업의 투 트랙(Two track)과 부흥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고객들 덕분에 힘내고 있다. 허리에 장애가 있어 거동이 불편한데 덕분에 수월하게 약을 받고 있다는 분부터 심지어 A4 용지 네 장을 빼곡히 채워 감사 편지를 써주신 분도 있다. 또 구청 자가격리 센터 등 기관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마찰이 벌어지는 상황을 마냥 겁내고 무서워했다면 지난 1년 반 동안 닥터나우를 못 이끌어왔을 거다. 수많은 고객이 존재하고 이들과 함께 선순환하는 새로운 의료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사회적 책임감과 기업가적 사명감을 되새기게 된다. 약사회의 막연한 두려움과 우려도 잘 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계속해서 실제 서비스로 증명해 나가는 것이 닥터나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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