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간의 상호 작용 연구는 사람에게 가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드는 게 목적인 연구다. 연구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다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가깝다. 현재 인공지능 기술의 성능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공지능을 직접 경험하고 있다. 이때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상호 작용을 해나가야 할지를 철저히 고민해야 더 가치 있는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물론 그렇다. 인공지능 기술은 완벽하지 않다. 사용하면서 보완해 나가야 하는 기술이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 작용을 연구함으로써 그 보완의 방향을 설정해 나갈 수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 양쪽의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그를 어떻게 서비스 내에서 조화롭게 만들지를 고민하는 식이다.

상호 작용은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상호 간에 이해를 바탕으로 요청하고, 그 요청을 토대로 정보를 받아오는 과정이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뜻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 작용은 꼭 인간과 인간 사이의 상호 작용와 같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이야기나 글을 통해서 소통하는 것만이 다가 아닌 것이다.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더 효과적인 방식으로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인공지능이 그를 더욱 직관적인 형태로 인간에게 전달한다면 그 과정 전반을 상호 작용으로 볼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인간이 인공지능에게 명시적으로 어떤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상호 작용이 이뤄질 수 있다. 인공지능이 주변 상황과 환경, 과거 행적에 맞춰 인간에게 무엇이 필요할지를 추론하고 미리 제공하는 식이다. 이 자체도 하나의 암묵적인 상호 작용이다.

본래 미술 치료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자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를 해나가면서 발견한 게 있었는데 바로 사람들이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그림을 그리거나 완성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어렴풋이 어떤 분위기나 느낌을 내고는 싶은데, 스킬이나 경험의 제약으로 인해 결과물이 상상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공지능이 그를 보완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가 구상하는 머릿속의 그림을 인공지능이 시각화해 직접 보여 주는 형태다. 미술 치료에서는 생각했던 것을 그대로 표현하고 표출해 내는 게 중요하다. 이를 인공지능이 도와주는 것이다.

협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인간도 그림을 그려 가지만, 그 그림을 보고 인공지능이 나머지를 완성해 보여 주는 과정을 번갈아 거친다.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인간과 인공지능이 협동하는 것이다. 인간이 명시적으로 무언가를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공지능은 그림이 그려진 과정을 통해 인간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상황을 해석한다. 그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그림을 더욱 구체화해 나갈 수 있다.

발전된 성능이 놀랍다. 다음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도 된다. 무엇보다 이전 버전에 비해 확연히 개선된 속도와 입출력 길이로 사용성이 확실히 좋아졌다. AI가 만들어 내는 결과의 품질과는 별도로 서비스 자체가 꽤 안정화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음성 대화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아직 텍스트에 비해서는 오디오나 이미지에 대해 할 수 있는 태스크(Task)가 한정적인 느낌은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조건에 따른 오디오, 이미지 편집 같은 태스크에는 제한이 있다. 하지만 학계에서 멀티모달 모델에 큰 관심을 갖고 연구가 활발히 수행되고 있어, 챗GPT에서 서비스할 수 있을 날이 멀지 않을 것 같다.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다기보다도 많은 사람이 사용 가능한 안정적인 서비스를 설계하고 운영하는데 관련된 문제로 배포가 더뎌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정확히는 사람과 감정 교류를 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AI가 감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와 소통하는 인간은 감정적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뛰어난 공감 능력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 어떤 AI를 사용하게 된다면 그에 대한 애정과 마음, 동료애 등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영화에서 보이는 사랑의 감정까지는 모르겠지만, AI를 의인화하며 어떤 애틋한 감정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은 AI 이전에도 식물, 동물은 물론 인형, 게임 캐릭터 등에도 인간은 감정적 경험을 해왔다. 교류가 아닌 일방적인 경험일지라도 감정 교류를 한 것 같은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관련 분야 국제 학회를 보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혹은 프롬프트 튜닝을 돕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흥미롭게 보인다. 인공지능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또 다른 인공지능(강화 학습), 혹은 적응적으로 상호 작용해 가며 더 좋은 프롬프트를 만들도록 돕는 방법들이 있었다. 챗GPT나 퍼플렉시티(Perplexity)에서도 질문 추천이나 가이드를 주고 있다. 학계의 경우, AI 기술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사람은 무엇을 해야할지에 관해 고민해 보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입력을 어떻게 할지는 적어도 사람이 결정해야 한다. 입력값에 따라 AI가 출력하는 결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입력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 중요하다.

지금까지는 인간과 인간이 상호 작용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인간-인공지능 상호 작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관심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사람처럼 행동하는 인공지능의 모습은 무척 놀랍고 신기하긴 하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인공지능이 꼭 인간과 같이 상호작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때는 내용 전달이 잘 될 수 있도록 더 완성해서 이야기 해야 하지만, 아주 친한 사람과 대화를 나눌 때는 맥락을 생략하거나 둘만이 아는 코드로 소통하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전하면, 과거 및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효율적인 상호 작용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는 말을 적게 해도 혹은 표정만 지어도 AI가 의도나 상황에 맞는 결과를 만들어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기존에는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상호 작용을 사례별로 연구했었다. 특정 서비스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 상호 작용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인간과 인공지능의 상호 작용, 그리고 그를 수행하는 응용 프로그램을 더욱 잘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또한, 인공지능을 활용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들이 굉장히 많다. 챗GPT의 그럴듯한 답변에도 비어 있는 부분이 정말 많지 않나. 그러나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사람들은 편해서 그를 그저 복사하고 붙여넣어 사용하게 된다. 이를 자동화 편항(automation bias)이라고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지능 시대에는 과거와는 다른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키울 수 있는 교육 서비스도 함께 개발 중이다.

글 김혜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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